유럽 증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부상…상위 20개 주식시장 중 절반이 유럽 차지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20개 주식시장 중 10개가 유럽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헝가리 BUX 지수는 달러 기준으로 66% 상승하여 세계적으로 4번째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체코 PX 지수와 슬로베니아 블루칩SBI톱 지수는 각각 64%와 62% 상승해 5위와 7위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그리스 아텍스 종합주가지수는 59% 상승해 9위에 올랐고, 스페인 IBEX35지수는 58% 상승하여 10위로 집계됐다.

이와 같은 성과는 폴란드 WIG20(12위), 오스트리아 ATX(14위), 룩셈부르크 LuxX(15위), 루마니아 BET(16위) 및 아일랜드 종합주가지수(18위)와 같은 증시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반면, 유로존을 대표하는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34위와 53위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지만, 미국 S&P 500이 63위인 것과 비교하면 유럽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코스피는 올해 64% 상승하여 6위를 차지했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달러 기준으로 2006년 이후로 S&P500에 비해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유럽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심어주고 있다. 유럽의 낮은 인플레이션과 독일의 재정 지출 확대 준비, 기업 실적의 반등 조짐이 이러한 성과를 이끌고 있다. 특히 유로화가 올해 달러 대비 12% 상승한 것도 유럽 증시의 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내수 비중이 큰 유럽 국가들에 대한 투자자 선호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또한, 유럽 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에 대한 노출이 적어 미국의 기술주 버블 우려가 널리 퍼질 때 큰 매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유럽이 현재 매우 유리한 조건에 있으며, 미국 증시의 랠리와 관련된 불안감이 커질 때마다 유럽이 발판이 돼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유럽의 주요 산업인 은행, 국방, 재생에너지 분야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은행주는 67%의 수익률을 기록하였고, 방위산업 주식들이 국방비 증가 전망에 따라 급등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독일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의문, 소비재 및 자동차 산업에서 중국과의 경쟁 심화는 유럽 증시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유럽 증시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동반되는 상황으로 여전히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