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대학교, 올해의 단어로 '분노 미끼' 선정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가 올해의 단어로 '분노 미끼(레이지 베이트·rage bait)'를 선정했다. 이 단어는 '분노(rage)'와 '미끼(bait)'의 합성어로, 사람들의 분노나 불쾌감을 유도하여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제작된 온라인 콘텐츠를 의미한다. 2025년을 맞이하는 이번 선정은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류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관련된 우려 및 규제 논의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옥스퍼드 사전은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간 이 용어의 사용 빈도가 지난해보다 3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온라인에서의 불쾌감을 조장하는 콘텐츠가 점차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렌스도 최근 인터뷰에서 '분노 미끼'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틱톡에서의 경험을 통해 이 용어가 실제로 사용되는 예를 보여주었다.

옥스퍼드 사전의 대표 캐스퍼 그래스월은 '분노 미끼'와 지난해 선정된 '뇌 썩음(brain rot)'을 조합하여 설명했다. 두 용어는 온라인 상에서의 분노가 참여를 유도하고, 알고리즘이 이를 증폭시키며, 결국엔 정신적 피로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향은 디지털 플랫폼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번에 '분노 미끼'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두 단어는 '아우라 파밍(aura farming)'과 '바이오해킹(biohack)'이다. 아우라 파밍은 매력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행위를 가리키며, 바이오해킹은 운동과 식단을 활용하여 몸과 마음을 최적화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단어들은 현대 사회에서의 자기 표현과 건강 최적화의 다양한 방법들을 반영한다.

옥스퍼드는 매년 수십억 개의 단어 데이터를 분석하여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시대의 언어적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선택된 '뇌 썩음'은 온라인 콘텐츠의 과도한 소비가 정신적, 지적 상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2023년에는 매력과 카리스마를 나타내는 '리즈(rizz)'가 선정되면서, 현대인들의 소셜 미디어 사용 방식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결국, '분노 미끼'는 단순한 표현을 넘어, 현대 사회가 접근하는 정보 소비 방식과 관련된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디지털 환경과 SNS에서 나타날 변화에 주목해야 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