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정치인의 히틀러 연상 발언, 독일 사회에서 논란 일으켜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 청년 조직의 한 정치인이 아돌프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발언과 행동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달 29일 헤센주 기센에서 열린 청년 조직 출범식에서 집행부 선거에 출마한 알렉산더 아이히발트는 히틀러를 모방한 듯한 연설을 했다. 아이히발트는 이날 파란 연미복을 착용한 채로 연단에 서서 혀를 굴리는 발음 스타일과 다양한 제스처를 사용해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우리는 여기서 독일에 대한 사랑과 충성을 함께 나눈다", "독일 문화를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국가적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청중들을 "당원 동지들"이라고 지칭하며, 과거 나치당과 히틀러가 즐겨 사용했던 용어로 청중을 불렀다.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사용되긴 하지만, 현재 독일 정치권에서는 모호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거의 쓰이지 않는다.

아이히발트의 연설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자 그가 사용한 말투와 손동작, 연설의 내용이 히틀러와 유사하다는 평이 많아졌다. 연설이 끝난 후 한 청중은 "정보기관 첩자냐"라며 아이히발트를 조롱하는 발언을 했으며, 이에 일각에서는 그의 발언이 극우 세력을 조롱하는 퍼포먼스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아이히발트는 지난달 초 AfD에 입당했으며, 예술가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논란에 대한 AfD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연설 후, 티노 크루팔라 AfD 공동대표는 아이히발트의 당원 자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제명 등의 징계를 예고했다. 청년조직의 새 대표인 장파스칼 홈은 "좌파 선동꾼이든, 정보기관 첩자든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AfD와 청년조직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이히발트는 연설 후 자신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그는 자신이 러시아계이기 때문에 혀를 굴리는 발음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설명했으며, 그러한 발언의 진지함에 대해 "그렇다"라는 짧은 답변을 남겼다. 논란은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건은 독일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극우 정치인들이 과거의 역사와 어떤 식으로 상징성을 부여하며 행동하는지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극우 세력을 대하는 정치권 내에서의 경각심과 관련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